멀티버스가 일상이 된 세계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는 말 그대로 MCU에서 본격적으로 ‘멀티버스’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작품입니다. 1편이 마법과 시간의 세계를 처음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영화는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 언급되어 온 멀티버스 개념을 한껏 끌어올려, 스티븐 스트레인지라는 인물의 내면과 선택을 비추는 거울로 활용합니다. 다른 평행 세계의 자신과 마주하는 순간, 이 영화는 더 이상 단순한 마법 액션이 아니라 “내가 걸어오지 않은 길들”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됩니다.이야기의 출발점은 의외로 소박합니다. 스트레인지는 여전히 뉴욕의 마법사로 도시를 지키고 있고, 세상 사람들에게는 어벤져스 사태를 해결한 영웅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여유롭게 유머를 주고받는 그의 모습 뒤..
바다로 확장된 판도라, 눈으로 느끼는 새로운 세계아바타: 물의 길(Avatar: The Way of Water)은 제임스 카메론이 1편 이후 오랜 시간 준비해 온 후속작으로, 판도라의 세계를 하늘과 숲에서 바다로 과감하게 확장한 작품입니다. 같은 행성, 같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영화가 보여 주는 풍경과 리듬, 감정의 결이 완전히 새로워져서, 마치 같은 세계 안의 다른 시리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1편이 판도라라는 세계를 처음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면, 2편인 물의 길은 이미 익숙해진 세계를 더 깊고 넓게 파고들며 “이곳에서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묻습니다.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단연 바다입니다. 영화는 관객이 판도라의 해안에 도착하기까지 꽤 긴 시간을 할애하면서, 빛의 굴절,..
세대가 바뀐 하늘, 그러나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는 매버릭탑건: 매버릭은 1986년작 탑건 이후 무려 수십 년 만에 돌아온 속편이자, 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던 파일럿 ‘매버릭’의 현재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영화입니다. 단순히 “추억의 리부트”로 그치지 않고, 나이를 먹은 주인공이 어떻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또 후배들에게 바통을 넘겨줄 것인지를 담담하지만 강렬하게 그려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젊은 관객에게는 시원한 항공 액션과 짜릿한 미션 수행의 쾌감을, 첫 작품을 기억하는 관객에게는 인생 후반부를 바라보는 묵직한 감정을 동시에 선사합니다.영화 속에서 매버릭은 여전히 규정과 한계를 시험하는 인물입니다. 비행 기록과 실력만 놓고 보면 전설적인 존재이지만, 상부의 입장에서 보면 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