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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 무덤, 인물 간의 충돌, 감정으로 구현 2024년, 한국 영화계는 다시 한번 독창적인 오컬트 스릴러로 관객의 심장을 조이게 만들었습니다. 영화 ‘파묘’는 제목부터 강한 인상을 남기며, 관객의 본능적인 불편함과 금기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합니다. ‘무덤을 파헤친다’는 설정만으로도 전통적인 유교적 가치관, 조상 숭배 사상, 그리고 한국인의 무의식 속에 각인된 금기와 죄의식이 뒤섞이며 긴장감을 만들어냅니다.‘파묘’는 공포 장르에 속하면서도 단순한 귀신 이야기로 귀결되지 않습니다. 무속, 풍수, 가족사, 인간의 욕망과 죄책감, 그리고 한국 사회 특유의 정서가 절묘하게 엮이면서, 매우 지역적이지만 동시에 보편적인 인간 심리의 진폭을 보여줍니다.이 영화는 단순히 한 무덤을 파헤치고 벌어지는 저주의 서사에 머무르지 않고, ‘무엇을 건드릴 수 있고, 무엇을 .. 2025. 5. 13.
콘크리트 유토피아 – 붕괴 이후, 권력과 공포, 이기심 2023년 개봉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단순한 재난 영화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그 속에는 인간 본성과 사회 시스템에 대한 깊은 질문을 품고 있는 작품입니다. 감독 엄태화가 연출을 맡고,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등 탄탄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이 출연한 이 영화는, 현실적 배경 위에 상상력을 더해 강력한 서스펜스와 심리극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영화는 서울을 비롯한 전 도시가 지진으로 붕괴된 이후,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파트 단지에서 벌어지는 생존자들의 갈등과 선택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아파트라는 폐쇄적 공간은 극한 상황에서의 인간 심리를 극대화하는 배경이 되며, 그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구조의 변형과 도덕성의 흔들림은 관객에게 불편하지만 필요한 질문을 던집니다.이 글에서는 ‘콘크리트 유.. 2025. 5. 12.
백설공주 : 선택의 여성, 마녀의 이중성, 일곱 난쟁이 2025년, 디즈니는 다시 한번 전 세계 관객을 향해 동화 속 세계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가장 상징적인 동화 인물 중 하나인 백설공주입니다.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매체에서 반복적으로 각색되었던 이 이야기는, 이제 실사 영화로 새롭게 태어나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서사로 다시 등장했습니다.1937년 디즈니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애니메이션 역사의 시작을 알렸던 백설공주는 한동안 전형적인 여성상과 수동적인 서사로 인해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2025년 실사판은 그러한 전통적 틀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현대적 가치와 다양성을 반영한 재구성에 집중하며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확장했습니다.이 영화는 단순히 예쁜 공주가 악한 마녀에게 쫓기다가 왕자의 키스로 구원받는 .. 2025. 5. 12.
파과 - 늙은 여성, 반복, 고립 2025년, 국내 영화계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적 파문을 일으킨 작품이 등장했습니다. 영화 파과는 가시적인 폭력도, 화려한 서사도 없는 대신, 내면의 균열과 억눌린 감정의 진동을 통해 한 인물의 삶과 죄의식을 조명하는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김선재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며, 노년 여성이라는 흔치 않은 주체를 중심에 놓고 한국 사회가 오랫동안 외면했던 목소리를 정면으로 마주합니다. 범죄 영화나 복수극의 틀을 따라가는 듯하지만, 실상은 자기 고백적이고 철학적인 감정 서사에 가깝습니다. 특히 주인공 윤영선의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과정에서 관객은 죄책감, 책임, 생존, 회피, 통제되지 않는 폭력성이라는 여러 층위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 ‘파과’의 이야기 구성, 인물 구조, 영상미, 문학.. 2025. 5. 12.
콘클라베 : 바티칸의 심장, 다층적 인물 구성, 미학 2025년, 종교와 정치, 신념과 인간성의 경계를 치밀하게 파고든 드라마 한 편이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콘클라베(The Conclave)’. 전 세계 가톨릭 교회의 수장, 교황을 선출하는 비밀 회의이자 의식인 콘클라베의 실제 절차를 바탕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단순한 종교 영화가 아닌 정교하게 설계된 정치·심리극입니다.'콘클라베'는 바티칸이라는 폐쇄된 공간, 세상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단 118명의 추기경이 모여 세계 최대의 종교 단체를 이끌 차기 지도자를 결정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단순히 교황 선출을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면 이토록 깊은 울림을 주지는 않았을 것입니다.이 작품은 신앙을 기반으로 하지만 동시에 권력 구조의 민낯을 보여주며, 전통과 개혁, 정의와.. 2025. 5. 12.
미션 임파서블 : 데드 레코닝 PART ONE - 위협, 액션, 확장 2023년 여름, 전 세계 영화팬들을 다시 극장으로 이끈 작품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톰 크루즈의 상징이 된 이단 헌트 시리즈의 7번째 작품입니다. 본 시리즈는 1996년부터 이어져 온 장수 프랜차이즈로, 첨단 액션, 복잡한 첩보 서사, 그리고 실사를 기반으로 한 스턴트 연출로 매 작품마다 새롭고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습니다.이번 ‘데드 레코닝 PART ONE’은 기존 시리즈에서 구축된 세계관을 더욱 확장하며, 이단 헌트와 그의 팀이 ‘모든 정보를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위협’에 맞서는 과정을 그립니다. 인공지능 기반의 무형의 적을 상대로 한 이번 이야기에는 단순한 테러리스트나 독재자와의 대결을 넘어, 현대 기술 사회에 대한 경고와 윤리적 질문이 깔려 있습니다.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 2025. 5.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