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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7 - 리얼타임, 전쟁터, 인간애

by 멍멍애기 2025. 6. 20.

 

 

영화 1917은 2020년 전 세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기술적 완성도와 감정적인 여운, 그리고 인간의 용기와 희생을 조명하는 서사까지 다양한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극찬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 편의 긴 롱테이크처럼 보이게 구성된 촬영 방식은 관객으로 하여금 실제로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했습니다.

이 영화는 1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지만, 단순한 전투 장면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결단과 희망, 절망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이번 글에서는 1917의 핵심적인 내용과 특징을 살펴보고, 유사한 작품과 비교하며 그 독창적인 매력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리얼타임으로 펼쳐지는 이야기 구성의 독창성

1917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영화 전체가 마치 하나의 끊김 없는 긴 테이크로 촬영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촬영 방식은 관객에게 실시간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병사들의 여정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선사합니다. 그 결과 극도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형성하며, 관객들은 주인공들과 함께 숨을 고르고, 위험을 마주하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영화는 두 영국 병사 스코필드와 블레이크가 위험한 임무를 맡으면서 시작됩니다. 그들은 적군의 매복을 피하도록 최전방 부대에 명령을 전달해야 합니다. 단 24시간 안에 이 명령이 전달되지 않으면 수천 명의 병사가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이처럼 시간의 흐름과 공간 이동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연출은 단순한 이야기 전달을 넘어 관객을 현장에 데려다 놓습니다. 좁은 참호를 지나고, 황폐해진 마을을 통과하고, 어두운 지하벙커를 지나며 카메라는 언제나 인물들 곁을 따라갑니다. 이 방식은 심리적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감정적 교감을 극대화합니다.

전쟁터의 잔혹함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영상미

1917은 단순히 긴 테이크 형식만으로 주목받은 것이 아닙니다. 촬영감독 로저 디킨스의 놀라운 영상미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전쟁터의 잿빛 참호와 폐허 속에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자연광 활용, 연기와 먼지가 자욱한 황혼의 장면들은 시각적인 시를 만들어냅니다.

특히 영화 중반, 불타는 마을 속을 가로지르는 장면은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붉은 불꽃과 검은 그림자가 교차하는 시각적 대비 속에서 주인공의 고립과 공포가 고스란히 전달됩니다. 빛과 어둠의 조화가 스토리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서사의 깊이를 더합니다.

이러한 영상미 덕분에 영화는 처절한 현실과 동시에 시적인 아름다움까지 담아내며, 관객으로 하여금 복잡한 감정을 동시에 경험하게 만듭니다. 긴장과 감동이 교차하는 이 영상미는 1917을 단순한 전투 영화가 아닌 예술적인 감각이 깃든 작품으로 만들어줍니다.

인간애와 용기의 서사를 담은 감정의 흐름

1917은 기술적 완성도 외에도 감정적인 서사가 매우 탄탄합니다. 주인공들은 개인적 영웅이 아니라 명령을 수행하는 작은 톱니바퀴처럼 시작하지만, 그 여정 속에서 인간애와 용기의 본질을 보여줍니다.

블레이크는 친형을 구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동기로 임무에 임합니다. 그는 희망과 책임감을 품고 앞으로 나아가며, 그 과정에서 위험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반면 스코필드는 처음에는 다소 소극적이고 회의적이지만, 여정이 길어질수록 점차 책임감을 지고 희생을 감수하는 인물로 성장합니다. 이 두 인물의 대비는 영화 전반에 걸쳐 인간의 다양한 내면을 자연스럽게 그려냅니다.

영화는 이들의 여정 속에서 만나는 민간인, 적군, 전우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을 통해 인간성의 빛과 어둠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이 모든 인물들의 모습은 관객들에게 인간이 극한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변하고 행동하는지를 되묻게 합니다.

 

1917은 기존의 전쟁 배경 영화들과 명확한 차별점을 가집니다. 대표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작품으로 덩케르크가 있습니다. 덩케르크 역시 시간의 흐름을 독특하게 활용하며 전투의 긴장감을 전달했지만, 1917은 카메라를 한 시점에 고정하여 관객이 마치 주인공의 동반자가 된 듯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또한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도 비교됩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초반부 해변 상륙 장면에서 생생한 전투 묘사로 충격을 줬지만, 1917은 오히려 전체 러닝타임 동안 심리적인 긴장감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다른 형태의 몰입을 이끌어냅니다. 전투의 공포보다는 긴박한 임무 수행 과정 속의 긴장과 감정의 파고에 초점을 맞춘 점이 인상적입니다.

1917은 이러한 독창적인 연출 방식 덕분에 전쟁 영화를 새롭게 정의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많은 시상식에서 찬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관객이 '그 안에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이 영화의 시도는 전쟁 영화 장르에서 드문 실험이자 성공적인 시도로 남게 되었습니다.

 

 

 

 

1917은 단순한 전투 영화가 아니라, 인간의 용기와 희생, 그리고 선택의 무게를 심도 있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긴 테이크라는 실험적 촬영 기법은 관객을 이야기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이며, 기술적 완성도와 감정적 울림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압도적인 영상미와 더불어, 두 주인공의 성장 서사, 전쟁 속에서도 남아 있는 인간애, 그리고 임무의 긴박함 속에서도 피어나는 희망은 이 영화를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1917은 스릴 넘치는 전개와 잔잔한 감동을 모두 갖춘 작품으로, 전쟁이라는 비극적 배경 속에서도 인간이 지닌 고귀한 면모를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깊은 몰입감과 함께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이 작품은 시간이 지나도 계속 회자될 명작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