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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1부 – 복합 장르, 낯선 만남, SF의 한계

by 멍멍애기 2025. 6. 12.

 

 

2022년에 개봉한 영화 "외계+인 1부"는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장르의 조합과 시도들이 집약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로는 드물게 판타지, SF, 무협, 코미디, 드라마를 모두 포괄하며, 상상력의 확장을 스크린 위에 실현해 냈습니다. 무엇보다 감독 최동훈의 이름값과 김태리, 류준열, 김우빈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출연했다는 점에서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노린 대작이었습니다.

"도둑들"과 "암살" 등으로 블록버스터 연출에 능한 최동훈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더 큰 스케일과 다층적 서사 구조를 활용해, 영화적 실험을 감행합니다. 하지만 그만큼 복잡한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 교차하는 시간대와 설명이 필요한 플롯으로 인해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 도전적인 과제를 안고 있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단순한 흥행작이 아닌, 그 기획 의도와 완성도 자체를 놓고도 논의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작품입니다.

이 글에서는 "외계+인 1부"가 담아낸 세계관의 구조, 장르적 결합, 캐릭터의 입체성과 서사적 확장 가능성, 그리고 한국형 SF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다층적으로 분석합니다. 또한 이 영화가 지닌 장점과 아쉬움을 균형 있게 짚으며, 이후에 공개될 2부와의 연결 가능성에 대한 전망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복합장르의 충돌, 도전인가 과잉인가

영화 "외계+인 1부"는 두 개의 세계를 동시에 서사에 담아냅니다. 하나는 외계 생명체와 우주 감옥이 존재하는 미래적 SF 세계이며, 다른 하나는 고려 말기 도사들이 검법과 기문둔갑을 사용하며 마법과 같은 무협 액션을 선보이는 고대 판타지 세계입니다. 그리고 이 두 세계는 시간 여행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유기적으로 얽혀 있으며, 궁극적으로 하나의 큰 이야기로 통합되는 구조를 지향합니다.

이러한 복합장르적 시도는 일종의 도전으로 읽힙니다. 기존 한국 영화가 대부분 단일 장르를 중심으로 서사를 전개해 왔던 것과 달리, "외계+인 1부"는 다양한 장르의 하위 요소들을 빠르게 전환시키며 서사를 진행합니다. 영화의 도입부에서부터 관객은 빠르게 전환되는 배경, 용어, 시간대에 적응해야 하고, 이를 따라잡지 못하면 집중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설정을 이해한 관객에게는 상당한 재미와 신선함을 제공합니다. 이는 영화 "클라우드 아틀라스"의 구조적 시도와도 유사합니다. 시간대와 인물, 장르가 반복적으로 교차하면서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로 귀결되는 점에서, 이 영화는 세계관을 어떻게 구축하고 활용하는지에 대한 감독의 철학이 드러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닌 서사 실험으로서의 가치를 지닌 영화라 평가할 수 있습니다.

도사와 외계인, 낯선 만남의 조화

"외계+인 1부"에서 중심인물은 매우 독특합니다. 고대에서 활약하는 도사 무륵(류준열), 고대에 이질적으로 등장한 천둥을 내리는 인물 이안(김태리), 외계 감옥을 관리하는 미래의 요원 가드(김우빈) 등 각 인물은 서로 전혀 다른 세계에서 왔으며, 성격과 목적도 다릅니다. 이들이 한 시공간에 등장하면서 예상 밖의 충돌과 케미스트리가 발생하게 됩니다.

묽은 세속적인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지만, 그만큼 인간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으며 관객에게 친근한 캐릭터입니다. 김태리가 연기한 이안은 신비롭고 강력한 힘을 지닌 존재로, 무릎과 대립하면서도 함께 행동하며 극의 전개를 이끌어갑니다. 김우빈이 연기한 가드는 인류의 안전을 책임지는 인물로서, 고도로 발전된 외계 기술을 사용하는 미래형 캐릭터입니다. 이 셋의 조합은 현실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구조지만, 영화에서는 의외로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특히 서로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진 이들이 하나의 목표 아래 움직이면서 생기는 갈등과 유머는 이 영화의 중요한 매력 포인트입니다. 이는 마치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처럼 이질적인 캐릭터들이 팀을 이루어 임무를 완수하는 구조와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그 과정에서 인물들이 성장하고, 각자의 신념에 균열이 생기며, 관객은 캐릭터의 진화를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기술과 미장센, 한국형 SF의 한계와 가능성

"외계+인 1부"는 시각적 완성도 면에서 기존 한국 SF 영화들과 비교했을 때 괄목할 만한 수준의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외계인의 디자인, 미래 도심과 우주 감옥의 세트, 하늘을 가로지르는 우주선과 기계 장치 등은 할리우드 못지않은 퀄리티로 구현되었습니다. 특히 액션 장면에서 보이는 CG와 와이어 액션의 결합은 매우 세련되고 감각적입니다.

이러한 기술적 성취는 단순히 스펙터클을 위한 장치가 아니라, 영화의 세계관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시각적 미장센은 서사의 무게를 지탱하고, 각 장면의 몰입도를 높이며, 관객이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고려시대의 장터, 숲 속의 비밀 공간, 외계 감옥의 내부 공간 등 각기 다른 시공간이 뚜렷하게 구분되어 시각적으로도 흥미로운 구성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일부 장면에서는 CG와 실사 촬영의 이질감이 드러나며 몰입이 깨지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특히 인물과 배경이 부자연스럽게 겹쳐지는 순간에는 관객의 시선이 흐트러질 수 있습니다. 이는 예산과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영화계가 도전한 새로운 장르의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큽니다. "승리호"와 더불어 "외계+인" 시리즈는 한국형 SF 장르의 뿌리를 내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외계+인 1부"는 명백히 전체 서사의 전반부를 담당하는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서사의 핵심보다는 세계관의 설명, 인물 소개, 사건의 배경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며, 중심 갈등은 미완성된 상태로 남겨둡니다. 때문에 관객은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수 있으며, 이야기의 클라이맥스 없이 1부가 마무리되는 점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반응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2부를 향한 의도적 장치이기도 합니다. 감독은 2부에서 본격적인 갈등 해소와 캐릭터의 운명을 그릴 예정이며, 1부는 이를 위한 포석과 배경 설명에 충실한 역할을 합니다. 영화 "듄" 시리즈나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 등도 유사한 구조를 취하며, 후속작에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방식을 선택한 바 있습니다. 결국 2부의 완성도가 1부의 재평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2부에서는 인물 간의 본격적인 대립, 시간여행의 핵심 비밀, 외계인의 정체 등이 본격적으로 드러날 예정이며, 시각적 스케일 또한 더욱 확장될 것으로 보입니다. 1부에서 아쉬웠던 감정선의 부족, 클라이맥스의 부재를 2부에서 보완할 수 있다면 전체 시리즈는 충분히 수작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영화 "외계+인 1부"는 한국 영화의 장르적 확장에 있어 하나의 전환점이 된 작품입니다. 판타지, SF, 무협이라는 전혀 다른 장르를 통합하고, 고려시대와 현대를 넘나드는 서사 구조, 그리고 인간과 외계인의 충돌이라는 대서사를 통해 관객에게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이는 단순한 흥행을 넘어, 영화 산업의 실험과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비록 복잡한 설정과 과도한 정보량으로 인해 일부 관객에게는 어려움을 줄 수 있지만, 그것을 감수하고 따라가는 이들에게는 그 이상의 상상력과 확장성을 선사합니다. 최동훈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 배우들의 개성 있는 연기, 뛰어난 시각적 완성도는 2부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는 요소입니다.

결국 "외계+인 1부"는 단일 작품으로 보기보다는 시리즈 전체의 시작점으로서 의미를 두는 것이 타당합니다. 장르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의 이해도와 수용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현시점에서, 이와 같은 실험은 한국 영화계의 다음 세대를 위한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향후 2부에서 이 세계관이 어떤 방식으로 확장되고 결말을 맺을지 기대하며, 지금은 이 흥미로운 첫걸음을 응원해 볼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