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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아담 – 칸다크의 역사, 문화적 간극, 정의의 대립

by 멍멍애기 2025. 5. 27.

블랙 아담 첫 번째 사진

 

 

슈퍼히어로 영화가 쏟아지는 시대 속에서 ‘블랙 아담’은 다소 독특한 방향을 택한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전통적인 정의관을 뒤흔들며, 히어로와 빌런이라는 양극의 분류가 얼마나 불완전한지를 보여줍니다. 드웨인 존슨이 연기한 블랙 아담은 명확한 선인도 악인도 아닌, 상황에 따라 자신만의 정의를 실현하는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는 단지 세계를 구하려는 영웅이 아니라, 과거의 비극에서 힘을 얻고 복수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품은 존재입니다. 관객은 그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게 되며, 이로 인해 블랙 아담이라는 캐릭터는 단순한 액션 이상의 서사를 담아냅니다.

이러한 설정은 관객에게 하나의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절대적인 선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서 우리는 누구를 믿고, 무엇을 따를 것인가. 마블의 히어로들이 주로 개개인의 내면적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성장하는 데 중점을 둔다면, 블랙 아담은 한 사회와 민족의 상처를 짊어진 존재로서 등장합니다. 이 차이는 영화의 정서적 기반에도 영향을 미치며, DCEU의 서사가 보다 진중한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칸다크의 역사와 신화적 서사

영화는 고대 중동을 연상케 하는 도시 '칸다크'에서 시작합니다. 칸다크는 독재와 억압에 시달리는 고대 국가로, 그 속에서 탄생한 블랙 아담은 희생과 반란의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그는 원래 평범한 인물이었으나, 아들의 희생을 통해 마법의 힘을 얻게 되며, 신화적인 존재로 거듭납니다. 하지만 이 힘은 자유를 위한 수단을 넘어서 파괴의 도구로 사용되며, 결국 그는 봉인되는 운명을 맞이합니다.

이러한 배경은 블랙 아담이 단순한 능력자가 아니라 신화적 구조 안에서 태어난 캐릭터임을 보여줍니다. 칸다크는 그의 정체성에 깊은 영향을 주며, 블랙 아담은 언제나 그곳과 운명을 공유합니다. 그는 단지 초능력을 휘두르는 존재가 아니라, 억눌린 민중을 대변하고, 역사적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인물로 설정됩니다. 이러한 맥락은 DC 유니버스 내에서도 보기 드문 복합적 감정선을 형성하며, 이야기의 밀도를 더해줍니다.

현대 사회와의 충돌, 그리고 문화적 간극

현대로 소환된 블랙 아담은 단순히 봉인이 풀린 고대의 전사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는 현대 세계가 정의와 질서를 운운하지만 여전히 억압과 착취가 존재한다는 점을 직시합니다. 칸다크는 여전히 외세의 영향력 아래 있으며, 시민들은 경찰국가적 감시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블랙 아담의 존재는 일종의 경고처럼 작용합니다. 그는 제도권이 허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억압을 제거하며, 그 과정에서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다시 던지게 됩니다.

그의 행보는 질서를 중시하는 현대 사회와의 거대한 충돌을 낳습니다. 시민들은 그를 해방자로 여기지만, 세계 정부와 국제기구는 위험한 위협으로 규정합니다. 이처럼 블랙 아담은 단순히 액션의 주체가 아니라 정치적 상징이자 철학적 존재로 기능하며, 영화는 이 두 시선을 병치시키는 데 성공합니다. 관객은 그가 추구하는 정의가 옳은가, 혹은 기존 체제가 과연 도덕적으로 타당한가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야 하는 입장에 놓입니다.

정의의 대립 – 저스티스 소사이어티의 시선

저스티스 소사이어티 오브 아메리카(JSA)의 등장으로 영화는 본격적인 ‘정의의 대결’ 구도로 전환됩니다. 호크맨은 전통적인 리더십과 도덕을 상징하는 인물로, 블랙 아담의 무자비한 방식에 끊임없이 반발합니다. 그는 명확한 법과 질서를 중시하며, 블랙 아담의 행동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에 반해 닥터 페이트는 예언과 운명을 바탕으로 움직이며, 블랙 아담 안에 숨겨진 가능성과 변화의 씨앗을 보고 중재자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 외에도 젊은 히어로들인 아톰 스매셔와 사이클론은 감정적으로 더 유연한 접근을 보이며, 블랙 아담의 복잡한 심리를 이해하려 합니다. 이러한 다양한 시선은 영화 속에서 '정의'라는 개념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더욱 강조하는 장치로 작용합니다. 결국 이 충돌은 힘과 통제, 자유와 규범, 영웅과 수호자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복잡하게 얽히며, DCEU가 추구하는 다층적인 세계관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블랙 아담’은 액션 시퀀스의 밀도와 연출에 있어서 DC 영화의 전통을 이어갑니다. 어두운 색조의 화면 구성, 느린 속도의 카메라 워크, 극적인 조명과 배경이 결합되어 하나의 시각적 서사를 형성합니다. 특히 블랙 아담이 하늘에서 강하하는 장면이나 번개를 휘두르는 모습은 신적 존재의 위엄을 강하게 전달하며, 관객에게 감정적 전율을 안깁니다.

반면 JSA와의 팀 전투 장면은 개별 능력이 조화를 이루며, 전투 전략과 협업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닥터 페이트의 마법, 사이클론의 바람, 아톰 스매셔의 물리적 힘이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블랙 아담과의 대조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이와 같은 구성은 DC의 기존 작품인 ‘배트맨 vs 슈퍼맨’의 구도와도 유사하게 보일 수 있으나, 보다 빠른 전개와 다채로운 색채감을 더하면서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시청각적 완성도는 극장 스크린에 최적화된 구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블랙 아담’은 단일 캐릭터 중심의 영화이지만, DCEU 전체의 방향성과 가능성을 열어둔 작품이기도 합니다. 엔딩 크레딧에서 등장한 슈퍼맨은 향후 두 인물 간의 충돌 또는 협력 가능성을 암시하며, 팬들 사이에서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또한 블랙 아담의 존재는 샤잠 세계관과도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으며, 향후 크로스오버 가능성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단순한 캐릭터 소개에 머물지 않고, 사회와 정치, 개인의 정체성까지 포괄하는 넓은 주제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DCEU는 ‘정의’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보다 현실적이고 복합적인 이야기들을 이어가고자 하는 방향성을 보이고 있으며, 블랙 아담은 그 출발점에 가까운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팬들 역시 단순한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그 사이의 모호한 회색 영역을 더 깊이 탐색해 줄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블랙 아담 두 번째 사진

 

 

‘블랙 아담’은 해피엔딩이라기보다는 열린 결말로 끝납니다. 블랙 아담은 지구를 떠나지도, 국제 사회의 통제를 받지도 않습니다. 그는 칸다크의 수호자임을 자처하며, 외부 세계로부터의 개입을 거부합니다. 이는 배트맨이나 슈퍼맨과는 다른 독립된 길을 걷는 인물로서의 선언이기도 하며, DCEU의 또 다른 축을 예고합니다.

결국 이 영화는 ‘힘이 있다면 반드시 그것을 사용해야 하는가’, ‘누가 진짜 정의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남깁니다. 이러한 질문은 관객 개인의 경험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며, 그 다양성 자체가 영화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블랙 아담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힘을 지닌 작품입니다. 이제 그가 어떤 경로로 세계와 마주하게 될지, 그 선택의 무게는 더 많은 이야기를 통해 밝혀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