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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4 : 확장, 진화, 재해석

by 멍멍애기 2025. 5. 13.

범죄도시 4 첫 번째 사진

 

 

한국형 액션 프랜차이즈의 대표주자, 범죄도시 시리즈가 네 번째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2024년 개봉한 ‘범죄도시 4’는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갖춘 전작들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세계관의 스케일을 한층 확장하고 캐릭터의 깊이를 더한 작품입니다.

2017년 첫 편에서 마석도 형사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조선족 갱단을 상대로 펼쳐지는 압도적 액션과 통쾌한 수사는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이후 범죄도시 시리즈는 꾸준히 진화하며 한국 액션 영화의 흥행 보증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번 4편에서는 마석도가 다시 한번 새로운 악과 맞서며, 대한민국을 넘어선 국제 범죄 조직과의 정면 승부를 벌입니다. 단순한 범죄 척결 이야기를 넘어서, 국가와 법, 정의와 인간관계 등 보다 복합적인 사회적 메시지도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서사 구조, 악역의 설계, 액션과 연출, 마석도의 인물 성장, 시리즈의 확장성, 그리고 한국형 액션 영화로서의 위치까지 다층적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조직범죄의 확장 – 국경을 넘는 악의 생존 방식

범죄도시 4의 이야기는 단순한 살인이나 마약 수사가 아닙니다. 이번 영화의 악은 국제적 범죄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으며, 인신매매, 금융 범죄, 암시장 무기 거래까지 걸쳐 있는 복합적 구조를 띠고 있습니다.

악당은 더 이상 단순히 폭력적이고 무모한 존재가 아닙니다. 이번 작품의 핵심 악역은 지능적이며 전략가로, 사람의 약점을 이용해 조직을 키우고, 수사망을 피하며, 동시에 국가 시스템의 허점을 노립니다.

이러한 배경은 마석도와 경찰 조직이 단순히 주먹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봉착했음을 보여줍니다. 경찰 내부의 정보 누설, 국제 공조의 난항, 외교적 갈등 등 현실적인 장벽은 이야기를 보다 다층적으로 만들며, 관객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시사점을 안겨줍니다.

무대는 서울과 부산,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특정 국가까지 확장되며, 도시 범죄라는 한정된 프레임에서 벗어나 ‘국경 없는 악’에 맞서는 국가적 책임의 서사로 확장됩니다.

마석도의 진화 – 정의와 인간성의 균형

마석도는 단순한 괴력의 형사가 아닙니다. 이번 범죄도시 4에서는 이전보다 더 복합적인 감정과 내면을 드러냅니다. 그는 여전히 범죄자를 응징하지만, 그 방식은 단순한 폭력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판단, 인간적인 공감, 동료와의 관계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특히 후배 형사들을 이끄는 모습은 기존의 단독 히어로가 아닌 ‘팀 리더’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하며, 경찰 조직 내에서 신뢰를 받는 지도자로 성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전 시리즈에서 마석도는 극적인 액션과 유머로 중심을 잡았다면, 이번에는 수사와 감정 모두에서 균형 잡힌 리더로서 캐릭터가 확장됩니다. 상사와의 대립, 동료의 위기, 피의자와의 심리전 등 다양한 상황 속에서 그는 인간적인 선택을 해나갑니다.

이러한 서사적 접근은 마석도가 더 이상 단순한 통쾌함의 상징이 아니라, ‘지금 시대가 원하는 리더의 모습’을 대변하는 캐릭터로 자리 잡게 합니다.

악역의 재해석 – 카리스마와 논리, 두 얼굴의 공포

범죄도시 시리즈는 항상 매력적인 악역으로 주목받아 왔습니다. 1편의 장첸, 2편의 강해상, 3편의 리키에 이어, 4편의 악역 역시 그 존재감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 영화의 악역은 겉으로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전략가처럼 보이지만, 내부에는 잔혹성과 냉혈함을 동시에 갖춘 인물입니다. 그는 단순히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이념이나 복수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 냉정하게 사람을 도구화합니다.

그가 보여주는 폭력은 물리적인 것 이상으로 심리적인 위협을 동반하며, 이는 단순히 강한 적을 넘어서 ‘예측할 수 없는 공포’를 형성합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악역은 마석도의 정의감과는 다른 방향에서 관객의 집중을 유도하며, 두 인물 간의 대결은 단순한 선악 구도를 넘어서 삶의 철학, 책임감, 조직의 운영 방식에 대한 대립으로 확장됩니다.

결국 이 악역은 마석도의 대척점이자 거울 같은 존재로 기능하며, 영화의 핵심 갈등 구조를 완성시킵니다.

 

범죄도시 4는 액션의 밀도와 전략성이 한층 진화했습니다. 이전까지는 파괴적인 주먹 액션이 중심이었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공간과 상황을 활용한 ‘전략적 전투’가 돋보입니다.

좁은 엘리베이터, 고층 빌딩 외벽, 선박 내부, 지하 주차장 등 다양한 환경 속에서 벌어지는 액션 장면은 단순한 타격이 아니라 상황의 긴장감을 극대화하며 관객의 몰입을 유도합니다.

액션의 리듬도 눈에 띕니다. 고요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터지는 폭력, 호흡과 같은 간격으로 나눠진 타격, 그리고 그 후 이어지는 대사나 표정은 감정의 흐름을 완벽히 조율해 냅니다.

또한 무기를 활용한 장면이나 차량 추격신 등은 할리우드 액션 영화 못지않은 완성도를 보여주며, 한국 액션 영화의 기술적 진보를 실감케 합니다. 무엇보다 과하지 않은 선에서 적절한 긴장과 해소를 반복하는 구조는 범죄도시 특유의 템포감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번 범죄도시 4는 마석도 개인의 활약만이 아니라, 수사팀 전체의 유기적인 협력과 관계성을 강화한 점이 특징입니다. 동료 형사들은 단순한 조연이 아닌, 각자의 역할과 개성을 지닌 독립된 캐릭터로 등장하며 팀 전체의 서사를 견인합니다.

정보 분석을 담당하는 형사, 위장 수사를 맡는 형사, 작전을 지휘하는 리더 등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에 접근하며, 이들이 함께 움직일 때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드러납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동료 간의 갈등과 신뢰, 실수와 책임이 교차하면서 관객은 더욱 현실적인 조직극의 무게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경찰 조직의 내부 한계와 외부 압력, 그리고 사명감의 충돌이라는 테마를 놓치지 않으며, 단순한 액션물 이상의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러한 팀워크 중심의 구성은 마석도를 더욱 인간적인 존재로 보이게 만들고, 시리즈 전체의 내러티브 확장 가능성을 한층 높이는 요소가 됩니다.

 

 

범죄도시 4 두 번째 사진

 

 

‘범죄도시 4’는 단순한 속편을 넘어, 하나의 완성된 범죄 액션 영화로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마석도라는 캐릭터의 중심을 유지하면서도, 세계관의 확장, 액션의 진화, 악역의 입체적 설계, 조직극으로서의 밀도까지 모두 균형감 있게 담아냈습니다.

한국 영화계에서 시리즈물이 흔치 않은 만큼, 범죄도시 시리즈의 지속성과 일관성은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단지 반복되는 액션의 나열이 아니라, 매 작품마다 새로운 갈등 구조와 서사적 실험을 시도하며 발전해 왔고, 이번 4편은 그 진화를 증명하는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범죄도시 4는 극장에서 관객이 함께 호흡하고 손뼉 치며 몰입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시리즈를 처음 접한 관객도 충분히 몰입할 수 있을 만큼의 개별 완성도와 이야기의 매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제 범죄도시는 단순한 영화가 아닌, 한국형 장르 영화의 성과로 기록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선 마석도 형사와, 그를 둘러싼 인간 군상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펼쳐갈지 기대해도 좋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