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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성선설, 인간 본성에 대한 따뜻한 믿음

by 멍멍애기 2025. 7. 24.

맹자 사진

 

 

 

인간은 본래 선한가, 악한가?

 

인간은 본래 선한 존재일까요, 아니면 이기적이고 악한 존재일까요? 이 질문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철학자들과 사상가들이 고민해 온 오래된 주제입니다.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는가, 아이는 타고나기를 착한가, 교육이 인간을 변화시키는가와 같은 문제들은 모두 이 질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동양 철학에서는 특히 공자와 맹자, 순자 등 유학자들 사이에서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논의가 오랫동안 이어져 왔습니다.

그중에서도 **맹자(孟子)**는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는 뜻의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한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그는 공자의 도덕 중심 사상을 이어받아 인간의 본성 안에 이미 도덕적인 씨앗이 존재한다고 보았고, 이를 잘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과 정치의 역할이라고 말했습니다. 맹자의 사상은 단지 고대 중국의 철학으로 끝나지 않고, 오늘날 인간관계, 교육,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맹자의 성선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오늘날 우리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복잡한 이론이 아니라 사람에 대한 신뢰와 희망의 철학이기에, 누구나 어렵지 않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네 가지 마음에서 출발한 도덕 본성

 

맹자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했습니다. 즉,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본래 선한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 주장의 핵심은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는 도덕적 감정의 씨앗이 존재하며, 그것이 잘 자라면 훌륭한 인격과 사회적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맹자는 이 주장을 설명하면서 **‘사단(四端)’**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사단이란 네 가지 도덕 감정의 시작점으로,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자연스럽게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1. 측은지심(惻隱之心): 남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면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입니다. 이는 ‘인(仁)’의 시작입니다. 예를 들어, 길을 가다가 어린아이가 우물에 빠지려는 모습을 보면 누구든지 가슴이 철렁하며 그 아이를 구하려는 마음이 생깁니다. 맹자는 이것이 인간이 본래 선하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2. 수오지심(羞惡之心): 부끄럽고 악한 것을 싫어하는 마음입니다. 이는 ‘의(義)’의 시작입니다. 불의를 보면 화가 나고, 자신이 잘못했을 때 부끄러워하는 감정은 도덕적 판단 능력이 본성에 포함되어 있다는 증거입니다.
  3. 사양지심(辭讓之心): 겸손하고 양보하려는 마음입니다. 이는 ‘예(禮)’의 시작입니다. 남을 배려하고 자리를 양보하는 태도는 사회 질서와 조화를 가능하게 하는 본능적인 감정입니다.
  4. 시비지심(是非之心): 옳고 그름을 구분하려는 마음입니다. 이는 ‘지(智)’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어떤 상황에서 옳고 그름을 구분하고자 하는 태도는 선을 판단하는 이성적 능력이 내재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맹자는 이 네 가지 감정을 ‘도덕의 싹’이라고 표현하며, 이 씨앗들을 잘 기르면 인, 의, 예, 지의 완성된 덕목으로 자랄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감정들이 외부로부터 주입된 것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태어나는 본성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맹자는 이 선한 본성이 때때로 왜곡되거나 사라지는 이유는 외부 환경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잘못된 교육, 악한 사회 구조, 물질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본래의 선한 본성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맹자는 도덕 교육과 정치의 역할을 매우 중시했습니다. 올바른 환경과 제도를 통해 인간의 선한 본성이 드러나게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었습니다.

 

 

순자와의 비교를 통해 본 맹자의 입장

 

맹자의 성선설은 그의 철학적 대립자였던 **순자(荀子)**의 **성악설(性惡說)**과 비교하면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순자는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이기적이고 욕망 중심적인 존재이며, 교육과 법, 제도 없이는 도덕적으로 성장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도덕이 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반면 맹자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도덕적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그 본성을 회복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교육과 정치의 역할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맹자는 도덕이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감정의 확장이라고 보았습니다. 즉, 선은 인간 본성의 회복이며, 교육은 본성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마음을 되살리는 과정이라는 뜻입니다.

맹자의 이러한 주장은 단지 낙관적인 이상론이 아닙니다. 그는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믿음을 바탕으로, 도덕성과 인간성 회복의 방향을 제시한 것입니다. ‘본성은 선하다’는 말은 단순히 사람을 좋게 봐야 한다는 감성적인 태도가 아니라, 모든 인간이 도덕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실천적 철학입니다.

이 두 입장은 지금까지도 동양 철학, 교육 철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논의의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맹자의 성선설은 인간의 선한 가능성에 희망을 두는 사유이며, 사회와 교육이 그 가능성을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사상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성선설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맹자의 성선설은 단순한 철학적 주장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적용 가능한 실천적 지침을 제공합니다. 특히 인간에 대한 이해와 신뢰, 교육의 방향, 공동체적 삶의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함의를 지닙니다.

첫째,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현대 사회는 경쟁과 이기주의, 불신이 만연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을 경계하고, 서로의 약점을 이용하려는 문화는 인간 본성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을 반영합니다. 그러나 맹자의 성선설은 모든 인간이 선한 마음을 지니고 있으며, 그 가능성을 믿고 존중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는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중요한 철학적 바탕이 됩니다.

둘째, 교육의 본질을 다시 생각하게 만듭니다. 오늘날의 교육은 종종 성과 중심, 경쟁 중심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맹자의 성선설은 교육을 통해 본래 존재하던 선한 마음을 ‘발현’시키는 것이 진정한 목표라고 말합니다. 아이들은 타고난 선한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교육은 그것을 억누르거나 바꾸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키워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인성교육과 감성 중심 교육, 창의력 함양 중심의 교육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셋째, 도덕적 삶의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줍니다. 세상에는 부정적인 일들도 많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모습을 자주 목격하게 됩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인간 본성에 회의를 품게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맹자는 그 어떤 사람도 ‘본성은 선하다’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악행을 저지른 사람에게도 ‘그 본래의 마음’을 회복할 수 있다고 보았으며, 이를 통해 모두가 도덕적인 삶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맹자의 성선설은 이상주의로만 볼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가장 실천적이고, 따뜻한 철학입니다. 인간은 본래 선하다. 이 한마디는 모든 사회 제도와 교육, 정치, 문화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나침반이 될 수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시작하는 철학

 

맹자의 성선설은 사람의 본성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에서 출발합니다. 그는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도덕적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환경과 교육이 그것을 살려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 철학은 단순한 이상론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바탕으로 한 실천적 윤리관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갈등과 모순, 실망을 경험합니다. 그때마다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누구나 선한 본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시선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맹자의 철학은 그 믿음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의 출발점이라고 말해줍니다.

성선설은 단지 이론이 아니라, 사람을 대하는 태도이며, 삶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그것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도,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에게도, 공동체를 운영하는 정치인에게도, 모두에게 필요한 철학적 기준이 됩니다.

맹자의 말처럼, “측은지심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을 되새기며, 우리 스스로의 마음속 선한 본성을 다시 한번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누군가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움트는 선의의 씨앗이, 더 나은 사회와 인간관계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