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개봉한 **더 마블스(The Marvels)**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페이즈 5의 중반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캡틴 마블(캐럴 댄버스), 미즈 마블(카말라 칸), 모니카 램보라는 세 여성 히어로가 중심이 되는 독특한 팀업 무비입니다. 기존 MCU의 이야기 축을 확장함과 동시에, 각기 다른 시리즈에서 출발한 캐릭터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통합되면서 새로운 서사적 시도를 보여준 작품입니다.
‘더 마블스’는 단순히 우주 스케일의 대결을 보여주는 히어로 블록버스터를 넘어, 서로 다른 배경과 세대를 가진 인물들이 어떻게 협력하고 성장하는지를 그리는 관계 중심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 작품은 전작 ‘캡틴 마블’과 디즈니+ 시리즈인 ‘완다비전’, ‘미즈 마블’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MCU의 멀티버스 및 우주적 세계관을 본격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더 마블스’의 핵심 스토리, 캐릭터의 시너지, 액션과 연출의 특징, 그리고 향후 마블 세계관과의 연결성 등을 중심으로 이 영화의 주요 포인트를 살펴보겠습니다.
캐럴, 카말라, 모니카
‘더 마블스’는 제목 그대로 마블이라는 이름을 공유하는 세 명의 히어로를 중심에 둡니다. 각자 다른 시리즈에서 출발한 이들은 어느 순간부터 ‘능력을 사용할 때 서로의 위치가 바뀐다’는 기이한 현상에 얽히며 협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입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설정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이들의 개성과 능력, 성장 과정을 효과적으로 연결해줍니다.
먼저, 캡틴 마블 캐럴 댄버스는 여전히 압도적인 힘을 지닌 존재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과거 자신이 저지른 결정의 결과와 마주하게 됩니다. 그녀는 과거 크리 제국과의 갈등을 해결한 줄 알았지만, 그 여파는 여전히 현재에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특히 크리의 반란군 지도자인 ‘다르 벤’과의 갈등은 캐럴의 과거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축입니다.
모니카 램보는 ‘완다비전’을 통해 능력을 얻은 후, 처음으로 본격적인 히어로로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녀는 우주적인 관점에서 상황을 분석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맡으며, 팀의 중심축으로 기능합니다. 그리고 카말라 칸, 즉 미즈 마블은 유쾌하고 순수한 열정으로 분위기를 전환시키며, 팀 내 에너지와 인간적인 유대를 이끌어내는 핵심 역할을 담당합니다.
세 사람은 단순히 능력을 합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으로도 서로를 이해하고 신뢰하게 되는 과정을 통해 진정한 ‘팀’으로 거듭나게 됩니다.
우주 스케일 속 따뜻한 관계의 균형
‘더 마블스’는 공간적으로는 우주를 배경으로 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인물 간 관계의 회복과 형성을 강조합니다. 캐럴과 모니카는 과거 이모와 조카 같은 관계였지만, 오랜 시간 동안 소원해졌고, 이번 이야기를 통해 서로의 마음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 모니카가 어린 시절 의지하던 캐럴이 떠난 이후의 상처와 외로움은, 이 영화에서 감정선의 핵심 중 하나로 그려집니다.
한편, 카말라는 가족과의 관계를 통해 유일하게 지상과 연결되어 있는 인물입니다. 그녀의 부모와 형제는 영화 내내 적극적으로 등장하며, 전형적인 히어로물의 고립감을 해소하는 데 기여합니다. 특히 어머니는 딸의 능력을 걱정하면서도 그녀를 응원하는 모습을 통해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한 가족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이러한 관계 중심의 서사는 대규모 전투와 액션의 틈틈이 등장하여 극의 감정적 깊이를 더합니다. 단순히 누가 더 강한지, 어떤 기술을 썼는지를 넘어, 그들이 왜 싸우는지, 무엇을 지키고 싶은지를 부각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유쾌한 액션과 리듬감 있는 전개
‘더 마블스’는 세 히어로가 능력을 사용할 때 서로 위치가 바뀌는 ‘위치 전환’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중심으로 액션의 흐름을 새롭게 구성합니다. 이 설정은 시리즈 내내 반복되면서 유쾌함과 전략적인 전개를 동시에 담아냅니다. 초반의 가정집, 우주 정거장, 외계 행성 등 다양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연속 전투는 시청각적 재미를 높이고, 캐릭터의 협력 관계가 점차 진화하는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감독 니아 다코스타는 이번 영화에서 유머와 액션의 균형을 중요하게 다루었습니다. 특히 카말라의 팬심 어린 반응, 가족들의 좌충우돌 상황, 고양이 플러큰의 등장 등은 전체 분위기를 유연하게 만들고, 어린 관객부터 성인까지 모두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음악적 연출 또한 눈에 띕니다. 특히 특정 외계 행성에서 ‘노래로만 대화하는 문화’가 등장하는 장면은 뮤지컬적 구성과도 같은 독특한 연출로 관객의 이목을 끕니다. 이는 마블 영화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실험적인 시도이며, 이야기의 흐름에 재미를 더하는 장면으로 기억됩니다.
‘더 마블스’는 마블 세계관의 본격적인 확장을 알리는 중요한 연결고리를 제공합니다. 크리 제국과의 갈등, 포털 에너지의 혼란, 새로운 빌런 ‘다르 벤’의 등장은 단지 이 영화 하나에 그치지 않고, 향후 멀티버스 및 우주 배경 중심의 마블 스토리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설정들입니다.
특히 영화의 마지막에는 미래 시리즈에 대한 결정적인 단서가 제시됩니다. 한 장면에서는 미즈 마블이 한 젊은 히어로를 찾아가는 장면이 등장하며, ‘영 어벤저스’로 이어질 가능성을 암시합니다. 이는 새로운 세대 히어로 중심의 팀이 본격적으로 MCU에 등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로, 향후의 기대감을 높입니다.
또한, 포스트 크레디트 장면에서는 다른 멀티버스 세계관과의 연결을 보여주는 인물이 등장하며, 기존 마블 팬들은 물론 새로운 관객층에게도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이러한 전개는 MCU의 미래가 더 넓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며, ‘더 마블스’가 그 전환점에 위치한 작품임을 시사합니다.
‘더 마블스’는 단순한 히어로물 이상의 의미를 지닌 영화입니다. 세 명의 여성 히어로가 세대를 넘어 함께 성장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통해, 관계의 회복과 협력의 가치를 강조하는 감성적인 이야기이자, 마블 세계관 확장의 핵심적인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액션과 유머, 감정과 스케일의 균형을 잡아낸 이번 작품은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블록버스터로서 완성도를 인정받았으며, 새로운 세대 히어로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더 마블스’는 히어로의 힘보다 그 힘을 나누는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마블의 다음 행보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2023년, 다양한 히어로물이 쏟아졌지만, ‘더 마블스’는 분명히 그 안에서 자신만의 색을 지닌 의미 있는 작품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